팬데믹이 한국 음악계에 선사한 역설적 ‘선물’


. . .
두 번째 곡인 1948년생 프랑스 작곡가 필립 에르상의 플루트 협주곡 ‘드림타임(Dreamtime)’은 한국 초연이었다. 초연이라는 건 누구도 실연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의미다. 불어로 초연을 ‘창조’라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. 국내에서 손꼽히는 플루트 연주자인 조성현 연세대 교수야말로 이날 초연의 적임자였다.

‘꿈의 시간’이라는 곡의 제목은 호주 원주민의 신화에서 가져왔다. 하지만 묘사적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환상적이고 명상적인 분위기의 작품. 도입부터 곧바로 플루트 독주가 쉴 틈 없이 계속되는 난곡이지만, 조성현은 뭉친 실타래를 풀어내듯이 자연스럽게 흐름을 이어갔다. 특히 메아리 치듯이 플루트와 오케스트라 목관 악기들이 서로 주고받는 중반부는 꿈의 대화처럼 매혹적이었다.
.
.
.
(조선일보, 김성현 기자)

Previous
Previous

섬세한 숨결로 만들어내는 목관 악기의 하모니

Next
Next

플루티스트 조성현 "박진감 넘치는 플루트 선율…새 기법으로 보여드릴게요"